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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2022.06.13 호서대 신문] 구글러 강철호 동문을 만나다

작성자 컴퓨터공학부

등록일자 2022-06-15

조회수 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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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구글러 강철호 동문을 만나다

"대학 때로 다시 간다면 댄스를 배우고 싶어요"



세상을 움직이는 기업 하면 떠오르는 곳은?

바로, 구글(Google)

누구나 선망하는, 이 세계 최고 기업에 근무하는 우리 호서대 동문이 있다.
그는 바로, 강철호 선배님(컴퓨터공학과, 91).

호서대 신문사가 구글러(Googler) 강철호 동문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본인 소개를 해주시면?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구글 재팬(Google Japan)에서 근무하는 강철호라고 합니다. 호서대 컴퓨터공학과 91학번이고, 졸업 후 한국서 개발자로 7-8년 정도 일하다가 2002년에 친구의 소개로 일본으로 건너와 야후(Yahoo)에서 광고 플랫폼 관련 업무와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아 일을 했고, 2017년 구글로 이직해 지금까지 근무하고 있습니다.
 

▲ 구글 사옥 내 안드로이드와 오레오의 콜라보 모형과 강철호 동문
▲ 구글 사옥 내 안드로이드와 오레오의 콜라보 모형과 강철호 동문

Q. 구글과 어떻게 인연이 되었나요?

야후에 근무하면서 구글을 보니, 야후가 개발하거나 상품을 내는 속도보다 구글이 10배 이상이 더 빠른 거예요. 그리고 훨씬 더 좋은 상품들을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구글 같은 큰 기업이 저렇게 혁신적이고 좋은 상품과 서비스들을 계속 낼 수 있을까?’ 매우 궁금했습니다.

그러던 중 운 좋게도 야후에서 같이 근무했던 동료가 구글로 이직했고 그분을 통해 어떻게 일을 하는지 들어 보니, 굉장히 재미있게 일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구글로 이직을 생각했고, 그분의 추천을 통해 구글로부터 인터뷰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Q. 구글 같은 세계적 기업에서 일하는 데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요?

제 생각에 세 가지 정도를 꼽아볼 수 있겠네요.

첫째는 자신이 가진 기술(Skill)이 그 조직에서 맡게 될 역할(Role)에 합당한지 제대로 파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역할로 얼마만큼의 눈에 보이는 성과를 냈는지, 특히 숫자로 측정할 수 있게 증명된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글로벌 기업일수록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이 매우 중요합니다. 저의 경우 사내에서는 영어로, 파트너를 만날 때는 일본어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외국어를 잘하냐의 문제를 넘어 다양한 사람이 함께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을 얼마만큼 잘 이해하는지'의 영역이라 생각해요. 타문화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그리고 다양성의 포용과 같은 태도나 자세의 영역이라 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는 성장을 위한 마인드(Mind)와 고민입니다. 매년 지속적인 성장을 해야 하는 IT업계에 몸담고 있다 보니 성장은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에도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우리 업계는 텐엑스(10X)’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10배라는 뜻을 가진 단어인데, ‘작년보다 올해 일을 10배 더 잘하기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이런 고민은 기존 접근법의 연장선에서 생각하면 두 배나 세 배 정도밖에 성장하지 못합니다. 10배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결국 원점(Zero base)에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

비즈니스 모델이나 플랫폼 사용 방법에 따라 적은 인원으로도 훨씬 더 많은 성장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생각해 보는 겁니다. 우리는 이것을 래디컬 포인트(Radical Point)라고 하는데, 근본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어떤 부분을 해결하고 어떤 부분을 건드려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요즘은 검색이나 유튜브 같은 서비스를 사용할수록 관련된 더 많은 데이터가 쌓이고 그 데이터를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이나 인공지능(AI)를 사용하면 새로운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광고도 마찬가지인데,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취향이 있고', '어떤 식으로 좋아하는지', '어떤 타이밍에 어떤 메시지를 보여주면 반응하는지', 뒤에 있는 알고리즘이 튜닝을 해주고 있습니다. 광고는 새로운 데이터를 얻을 수 있도록, 어떤 선을 연결하는 역할일 뿐이지, 그 나머지는 시스템이 합니다.

따라서 사람이 늘지 않더라도, 윗단서 알고리즘의 튜닝만 잘해주면 결국 훨씬 더 많은 노출이 될 수 있고, 더 많은 매출을 낼 수 있죠.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 사용자가 더 많이 모이면 더 많은 광고 노출 효과뿐만 아니라, 더 많은 데이터가 쌓이기 때문에 알고리즘도 고도화됩니다. 이런 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확 바뀌게 되면서, 일하는 사람이 없더라도 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구조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Q. 구글러로서 바라본 세상은 어떻게 변화해 갈 것 같나요?

...미디어로 이야기를 해보면, 요즘 사람들이 많이 쓰는 미디어는 양대 산맥이 있다고 봐요. 하나는 검색 또 다른 하나는 ‘SNS’.

SNS
는 '자기를 좀 더 보여주고 싶은' 이유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의미로 볼 땐 좀 더 자기를 좋게 보이게 하거나 더 크게 보이는 콘텐츠들이 녹아 있고, 이걸 본 사람들에게는 순기능도 있겠지만, 상대적 비교를 하는, 약간의 부정적인 면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SNS는 '곱셈'이라고 평가해요. 뭔가를 훨씬 더 좋게 보이게끔 하는 부분도 있는데, 때에 따라 '마이너스'가 들어가면 '더 큰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죠.

반면, '검색'은 결국 본인이 정확한 결과를 얻으려면 본인이 정확한 키워드나 문제를 입력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본인을 속이기 위해서 검색을 하지 않잖아요. 정확한 검색 결과를 원하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보면 검색에 관한 데이터들이 사람들의 생생한 현재의 욕망을 나타내는 데이터라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 구글의 사업영역은 검색, 유튜브, 안드로이드 등으로 지금 현재 사람들의 욕망을 가장 잘 표현하기 위한 서비스들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예를 들어, 향후 10년 후라면 구글이 현재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더 잘 활용해, 사람들의 욕망을 훨씬 더 잘 이해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구글의 생태계를 강화시키려 하겠지만, 현재도 '틱톡'이라든가 '넷플릭스' 같은 구글이 채워주지 못하는 다른 서비스들이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저는 '인터넷', '모바일', '메타버스', '블록체인'을 포함해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서비스는 아직 1%도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그저 사람들의 현재 욕망을 대변하는 서비스밖에 만들어지지 않았고, 앞으로 사회에 더 필요한 서비스들은 아직 99% 남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는 미래는 훨씬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글은 그중 검색 유튜브 정도를 가진 회사일뿐이죠.

지금의 인터넷 서비스는 시작 단계라고 봅니다. 앞으로 나머지 99%를, 물론 우리 회사도 열심히 하겠지만, 지금 학생들은 물론이거니와 여러 다양한 스타트업(Start-up) 포함해,  99%를 열심히 만들어가지 않겠나, 그런 방향으로 세상과 기술이 발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 도쿄 도심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사무실서 업무 중 찰칵!
▲ 도쿄 도심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사무실서 업무 중 찰칵!

Q.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방향과 역량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네요.

저는 어떤 일을 선택할 때 ‘이슈 드리븐(Issue Driven)’이라는 생각의 프레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과제로부터 시작하라’는 의미에요. 내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초점을 맞추면 어느 정도 방향이 보이는 것이죠.

그런데 만약 그 방향이 결정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결국 내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 것인지 충분히 고민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내 주변 사람 중 힘든 일이 있거나 아니면 뭔가 좀 잘 안 풀린다거나, 또 좀 더 크게 생각한다면 어떤 사회적인 구조의 문제라든가 등,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내 마음을 내 심장을 가장 크게 두드리는 문제인지, 그것을 제일 먼저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러려면 자기 주변도 잘 살펴봐야 합니다. 평소 관심 영역이든가 아니면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내가 어떤 사람인가도 생각도 많이 해봐야 합니다. 이것은 그 문제를 내가 해결할 수 있는지 없는지와 상관없이, 일단 내가 ‘하고 싶은’, ‘해결하고 싶은’ 문제(혹은 과제)가 무엇인지 대한 정의를 먼저 해야 한다고 봐요. 일단 이게 첫 번째입니다. 

그다음에 두 번째는, 역량으로 넘어가면, 물론 제가 졸업할 당시와 현재 대학생들의 스킬과는 엄청난 차이는 있을 거예요. 지금 학생들이 아마 저보다는 더 많은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제 느낌은 무엇이냐면, 회사에서 볼 때 대학교 4학년이 가진 역량은 서로 크게 다르진 않아요. 결국, 사회로 나와서 자신의 스킬을 더 배워야 하고 업그레이드해야 하죠. 그런 의미에서 보면, 기술적 능력보다는 ‘상황에 관한 판단’이라든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과 같은 부분들이 회사에서는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비슷비슷한 스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회사의 인터뷰를 보러 왔을 때는, 결국 그 사람이 가진 ‘유니크(Unique)한 스토리’가 무엇인지 저는 그 부분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제 예를 들면, 제가 구글의 면접을 볼 때 영어가 유창하지 않았어요. 저는 영어권에 유학 가본 적이 없거든요. 일본어는 일본에 오래 살아서 한국어 하듯 하지만, 영어는 지금 일본어 만큼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구글 면접을 볼 때 일곱 번의 면접을 봤는데, 한 번만 일본어로 보고 여섯 번을 영어로 봤어요. 영어도 일본에 계신 분들과 싱가포르에 계신 분들하고 화상으로 연결해 인터뷰했는데, 어떤 일이 있었냐면, 제가 싱가포르분의 질문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분의 질문이 무엇이었냐면, 

“당신이 이번 주에 해야 하는 일이 있다. 시간이 지났을 때 그 일이 어떤 식으로 제대로 되고 있는지 어떻게 평가를 할 것이며, 그다음에 그 평가한 내용을 가지고 향후 어떻게 개선을 할 것이냐?” 였습니다. 

즉, 제가 가지고 있는 어떤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개선 프레임 같은 것들에 대한 질문이었는데, 제가 영어를 제대로 이해를 못 하는 바람에 다른 대답을 해버렸어요. 

그랬더니 그분이 “그것은 내가 원한 대답이 아니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미안한데 솔직히 당신이 무슨 질문을 했는지, 포인트를 잘 이해 못 했다. 포인트를 다시 한번 천천히 설명 해달라”라고 얘기했죠. 그다음에야 나름대로 대답을 했어요. 

그래서 저는 면접에서 떨어졌다고 생각을 했어요. 면접이 끝난 후 인사 부서에서 연락이 와서 면접이 어땠냐고 저한테 물어보더군요. 그래서 제가 있는 그대로 “내 영어 레벨이 높지 않아 대답을 잘못한 것 같다” 라고 하고 전화를 마무리했는데, 이대로 그만두기가 너무 아쉬운 거예요. 제가 가진 역량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고 생각을 했던 거죠. 

그래서 인사 담당자에게 장문의 영어 메일을 보냈어요. 그 메일의 핵심이 뭐냐면, 

‘내 현재의 영어의 레벨이 사실 구글이 원하는 영어의 레벨은 아닌 것 같지만, 내가 보는 마켓(Market)이 당신들의 목표로 하는 일본이다. 내가 처음 일본에 왔을 때 일본어를 못하는 상태였지만 엄청 빠르게 적응을 했고 큰 성과를 냈다. 일본 회사에서 냈던 성과만큼 내가 구글로 들어가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현재의 나만 보지 말고 내가 구글에 들어갔을 때 보여줄 수 있는 나의 적응 능력까지 포함해서 나를 평가해달라’ 

이게 그때 제가 가장 말하고 싶었던 포인트였어요. 물론 직접 피드백을 못 받았기 때문에 그 메일이 얼마만큼 플러스가 됐는지 저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뭐냐 하면, 결국 자기가 가지고 있는 스킬은 뭐든지 있을 겁니다. 그다음에 그 스킬를 결국 어떤 식으로 자기의 독특한 유니크한 스토리로서 풀어내는지에 대한 그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렇기 위해서는 결국 자신이 누군지 알아야 하고 자신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야 하며, 자기 스스로 정의할 줄 알아야 합니다. 

만약에 그걸 못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자기가 취업하려고 준비한 회사의 미션(Mission)이라든가 비전(Vision)이라든가, 그 회사가 여태까지 어떤 식으로 문제를 풀어왔는지에 대한 내용은 웬만한 검색이면 알 수 있거든요. 그 정도의 리서치는 해놓고 자신이 가진 (유니크한) 스토리와 어떻게 풀어낼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봐요. 

거기로부터 회사는 ‘아 이 사람은 우리 회사에 충분히 적응할 능력이 있고, 그 업무에 대한 직접적인 스킬이 부족해도, 들어와서 협력을 통해 충분히 더 많은 것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구나, 그런 역량이 충분히 있는 사람이구나’ 라고 판단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따라서 그런 의미에서 ‘내가 어떤 이슈를 해결하고 싶은지 찾아라’. 두 번째는 ‘자신만의 유니크한 스토리를 만들어라’, 저는 이 두 가지를 꼭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Q. 대학 시절로 돌아간다면 꼭 하고 싶은 것은?

두 가지 정도가 있는데요. 하나는 제가 그때 컴퓨터공학과였기 때문에 컴퓨터공학과 수업밖에 안 들었어요. 그런데 사회 나와 보니까 사회는 제가 생각하기에 마치 종합격투기 같더군요.

전문가로서 어떤 자신만의 스킬을 가져야 하지만 결국에는 종합격투기처럼 다양한 스킬을 가지고 있어야 안목과 시야가 더 넓어지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폭넓은 시야는 다른 사람들을 설득해 그 일이 진행되게끔 만들 수 있는 능력으로 이어집니다.

그렇다 보니 대학에는 굉장히 다양한 수업들이 있었는데 왜 내가 굳이 컴퓨터공학 수업만 들었을까라는 아쉬움이 있어요. 만약 그때로 돌아간다면 컴퓨터공학과 다른 방향의, 예를 들어 경영이나 회계, 재무(Finance)라든가, 때로는 인문이라든가 아니면 미술, 역사라든가 이런 수업을 더 들어보고 싶어요.

두 번째는 저는 동아리 활동을 많이 못 했었어요. 당시 기숙사 생활하면서 방송부와 태권도부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그것들과 전혀 반대인 '댄스'라든가 아니면 때에 따라 내가 하고 싶은 동아리를 새로 만들어 신입 회원을 새로 모집하는, 그런 어떤 제로베이스부터 무언가 새롭게 만들어보는 일을 해보면 재밌지 않을까 싶네요.

저는 사람들이 연결할 힘만 있다면 이들 사이는 나중에 반드시 서로 연결된다고 봅니다. 사회에 나와 보니까 그런 것들이 처음에는 서로 반대라고 생각을 했는데, 결국에는 다 연결이 되더라고요. 연결되는 것들이 어떤 점을 만들고 또 그 점들 사이의 연결선이 더 많이 만들어지고. 그런 연결선을 더 많이 만들기 위해서는 다양하게 공부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Q. IT를 전공하지 않은 학생들은 앞으로 IT 공부를 반드시 해야 할까요?

저는 IT에는 두 가지 스킬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가령 한 가지 예를 들면, 내가 개발자로서 실제 상품을 만드는 데 참여가 가능할 정도의 스킬을 가졌느냐인데, 이런 것들이 컴퓨터 공학(Computer Engineering)과 관련한 기술이겠죠. 따라서 '컴퓨터 언어'를 아는지, '데이터베이스'를 다룰 수 있는지, 때로는 웹이나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같은 개발자로서의 스킬을 보유했는지가 한 가지 스킬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통찰력(Insight)입니다. 서비스라는 것은 개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반드시 사용자의 피드백을 분석하고, 분석한 결과에 맞춰 다양한 기능을 넣어준다거나 아니면 마케팅 전략이나 서비스 전략을 바꾸는 일명 피봇팅(Pivoting)을 해야 합니다.

그때 필요한 지식은 데이터를 보고 사용자가 뭘 원하는지를 판단하고 분석하는 능력과 통찰입니다. 그런데 이런 것은 반드시 IT 개발자로서의 스킬이 없더라도 가능합니다. 어떤 일을 할 때 필요한 논리적 사고(Logical Thinking)가 될 수도 있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능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 대한 자기만의 시나리오를 만들어내는, 일종의 가설을 세우는 통찰의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IT를 전공했든 전공하지 않았든 꼭 필요한 역량입니다. 만약 본인들이 시간을 들여 또는 컴퓨터 개발 언어가 재밌어서 그 분야를 공부한다면, 그 스킬은 '플러스 알파'가 되겠죠. 그러나 그런 스킬이 없더라도 더 중요하고 필요한 능력은 데이터를 보고 이해하는 능력, 그 데이터를 보고 '어떤 개선 사항이 있는지를 정리하는 능력'입니다.

예를 들어 4학년 때 졸업논문을 쓰잖아요(요즘은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하하). 논문을 쓸 때 내용뿐만 아니라 거기에 들어가는 내 논문의 가설이 맞는지 증명하기 위해서 설문조사를 할 겁니다.

그런데 설문조사의 결과 분석하는 방법에는 여러 모델링이 있거든요. 이런 것들은 공학도가 아니라도 어렵지 않게 충분히 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이런 것들을 수업에서 배울 때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거라 생각해요.



Q.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해외서 한국 뉴스를 접하다 보면, 요즘 학생들은 취업하기가 힘들고, 또 취업하더라도 그리고 열심히 일해도 집을 살 수 있겠는지, 그다음에 결혼하고 애를 낳고 이런 다양한 과정들이 있는데, 그런 과정들을 무척 힘들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 안에는 사회적인 문제나 구조적인 문제가 물론 있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겁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좋은 사회라는 제 나름대로 정의가 있는데, 결국 선택이 많은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봅니다.

제가 졸업했을 95년도에 선택할 수 있는 역할과 산업하고, 2022년 현재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역할이나 산업, 경우에 따라 국가를 포함해서 나열해 본다면, 현재가 더 많은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의 사회가 과거의 사회 보다 더 좋다고 봅니다. 그러나 선택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긴 하지만, 또 선택이 많아서 그로 인한 갈등도 그만큼 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선택이 더 많아서 오히려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은 그만큼 더 커졌다고 생각해요.

단지 자기가 실제 선택할 수 있는 부분과 사회로부터 선택받는 부분이 서로 매칭되지 않는, 어떤 사회적인 구조적인 문제로 그런 고민을 많이 한다고 보는데, 그럴수록 저는 다양한 선택지가 많은 사회이기 때문에, 너무 좁게 보지 말고 좀 더 넓게 보면서 다양한 선택지들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자기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또는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본인만의 회사라든가 창업이라든가 다양한 선택을 할 때, 결국 자기가 어떠한 '독특한(Unique) 스토리를 가질 수 있는지' 그런 부분들을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현재, 지금의 사회는 과거 사람들이 여러 가지 논의를 거쳐서 조금이라도 좋은 판단을 한 결과이기 때문에, ‘과거가, 현재가 좋다 안 좋다라기보다는 왜 그 결정을 했는지에 대해, 과거에 대한 히스토리(History)나 그때의 과정들에 대한 이해를 좀 더 하면, 다양한 선택지들이 내 눈앞에 좀 더 잘 보이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를 꼭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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